[시] 흐름이 나를 데려간 밤 (feat.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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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흐름 위에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이 가장 많은 것을 말하던 순간이 있었네
형태 없는 파동이 빛처럼 번져가고 사람들은 그 빛을 따라 끝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렸네
찬란함은 늘 극에 달할 때 스스로를 무너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고
보이지 않던 균열은 환희의 중심에서 가장 먼저 숨을 쉬고 있었네
나는 그 틈을 보았네 아무도 보지 못하는 아주 얇은 경계
모든 것이 계속될 것처럼 보일 때 이미 끝은 시작되고 있었네
그리고 아무 소리도 없이 세계는 방향을 바꾸었네
떨어진다는 것은 부서지는 것이 아니라
쌓여온 것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는 일이었네
그 모든 움직임은 혼돈이 아니라 되돌아가려는 질서였네
모두가 등을 돌린 자리에서 공허는 더욱 깊어졌고
끝이라고 불리던 지점은 사실 아무것도 끝나지 않은 상태였네
마지막 흔들림 하나 아주 미세한 떨림 속에서
나는 아직 남아 있는 보이지 않는 중심을 느꼈네
무너진 줄 알았던 것은 형태만 잃었을 뿐
그 안의 힘은 조용히 다시 모이고 있었네
비어버린 자리들은 스스로를 채우려 했고
흩어진 것들은 다시 하나로 돌아가려 했네
흐름은 기억을 잃지 않았고 결국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을 다시 향해 움직였네
모든 것은 반복되고 있었네
이름 없는 힘들이 서로를 밀어내고 끌어당기며
빛과 어둠을 번갈아 입히는 하나의 긴 호흡
나는 그 안에서 무언가를 이긴 것이 아니었네
그저 바뀌는 순간에 머물렀을 뿐
이름 붙일 수 없는 그 경계에서 흐름과 함께 사라지고 다시 나타났을 뿐이었네
그리고 알게 되었네
끝과 시작은 언제나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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