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공격]호르무즈 충격파 亞 집중...'통화-유가 부담' 악순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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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행중이라고 알리면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중동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될 경우 1차 피해는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주요국에 집중될 전망이다.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 피해는 아시아의 주요 공산품 생산기지를 경유해 글로벌 공급망에 순차적으로 전파될 수 있다.
지정학적 프리미엄 상승에 의한 유가 오름세가 장기화하면 외환시장에선 아시아 에너지 순수입국 통화들이 약세 압력에 놓일 가능성도 크다.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아시아 통화 약세-유가 수입비용 부담 증가-아시아 통화 추가 약세 압력 '이라는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위험도 도사린다.
1. 중국과 인도, 韓·日 직접 영향권
미국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기준, 호르모즈 해협을 지나는 중동산 원유 가운데 38%가 중국으로 향한다. 인도의 경우 이렇게 수송되는 원유의 15%를 수입하는 국가다. 한국(12%)과 일본(11%)이 그 다음으로 많다. 그외 아시아 지역이 해당 원유의 14%를 수입한다.
전체적으로 호르무즈를 지나는 원유의 89%를 아시아 바이어들이 구매하고 있다. 나머지 11%가 그 밖에 비(非) 아시아 지역으로 향한다. 호르무즈발 원유 수송 차질의 1차 피해가 아시아에 집중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다. 그간 이란산 원유를 저렴하게 가장 많이 구매했던 국가도 중국이라 사태 장기화시 중국 내 원유 수급이 불안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략비축유를 꾸준히 늘려온 만큼 중국 내부 에너지 가격에 미칠 영향은 당장 제한적이라 해도 민간독립 정유사들을 중심으로 불안심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중동산 원유의 주요 귀착지 [사진=블룸버그] 2. 亞 통화에 부정적...달러 강세 재료
이란 사태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에너지 순수입국인 아시아 주요국 통화들에 부정적 재료로 인식된다.
유가 상승이 이들의 에너지 수입비용을 끌어올려 무역수지가 악화할 것이라는 내러티브가 강해지면 아시아 통화 약세가 재차 (달러로 표시되는) 에너지 수입 비용 증가를 불러와 아시아 통화를 더 압박하는 악순환 고리를 형성할 위험도 자리한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1년여 동안 두드러졌던 흐름이다.
유럽 역시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어 유로가 아시아 주요국 통화 약세와 결합하면 환율의 상대짝인 달러는 이들의 뒷걸음질에 의해 밀려 올라가게 된다.
바클레이즈의 전략가 테미스토클리스 피오타키스가 내놓은 2월28일자 보고서에 따르면 달러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위험 회피 심리에 의해 고무되는 통화다.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시뮬레이션은 국제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달러는 0.5%~1%씩 상승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란의 반격 수위가 호르무즈 봉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동 산유국의 원유 생산기지를 타격하는 극단적 위험 시나리오에서는 전술한 전파 경로를 따라 아시아 통화와 유로에 미치는 충격파가 한층 커지게 된다. 물론 이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위험 시나리오에 불과하지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되는 상황에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케이플러의 뮤위 쉬 애널리스트는 "이란이 호르무즈를 단 하루만 봉쇄해도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120~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주요 지정학적 이벤트 발발 후 100일간 달러는 어떻게 움직였나 [출처=블룸버그] 3. 호르무즈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현지시간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혁명 수비대의 브라힘 자바리 소장이 현지 TV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침공 이후 혁명 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해군 임무단은 다수 선박이 이란 혁명 수비대로부터 "어떤 선박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없다"는 초단파(VHF) 메시지를 수신했다고 밝혔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 역시 걸프 해역을 운항 중인 선박들로부터 유사한 메시지 수신 보고를 다수 접수했다고 밝혔다.
아직 이란 정부나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는 않고 있다. 영국 해군은 이란의 호르무즈 통항 금지 명령이 국제법상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선박들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미 해군도 페르시아만, 오만만, 북아라비아해, 호르무즈 해협 전역에서 항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항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UAE 등 걸프 산유국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글로벌 원유 공급의 핵심 관문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카타르산 LNG의 5분의 1 이상이 이 해협을 거친다.
지정학 전문가이자 BCA 리서치의 수석 전략가인 마르코 파피치는 "미국 중간선거가 불과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어쩌면 이번 주 안에 승리를 선언(승리 선언 후 수습 국면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또한 아직은 확신할 수 없는 확률"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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