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신규수주 접은 현대엔지니어링, 플랜트·에너지로 인력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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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현대엔지니어링이 주택 사업의 비중을 축소하고 에너지 신사업과 자산관리 부문에 인적 역량을 집중하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장기화되는 국내외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모색하기 위한 전략적 결단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영효율화의 일환으로 전사적인 인력 슬림화를 추진하면서도 플랜트 부문 인력은 상당 부분 보존하며, 기존 주택 중심에서 벗어난 플랜트·자산·에너지 중심의 사업 개편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 업황 부진에 2년새 직원 600명 감축…건축 담당 대부분
[AI그래픽 = 송현도 기자]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들어 건축 부문 사업장을 크게 줄이면서 관련 인력 역시 감축하는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사업보고서 등을 보면, 2023년 말 기준 7414명에 육박했던 전체 직원 수는 2025년 상반기 7118명으로 줄어들었고, 지난 3월 기준 6770명으로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불과 2년여 만에 600명이 넘는 인력을 감축한 것이다.
인력 감축의 대부분은 건축 부문에서 나왔다. 2023년 말 기준 2537명의 인력을 보유하며 플랜트 부문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건축 부문은 2025년 상반기 2275명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5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1951명까지 가파르게 쪼그라들었다. 불과 2년 사이 586명, 약 23%의 인력이 건축 현장을 떠난 셈이다.
이러한 급격한 인력 축소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냉각에 따라 외형 성장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전반에 걸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이 고조되던 시기와 맞물려 현장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결과다.
이에 현대엔지니어링은 보수적인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가며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24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 이상 급감했으며, 매출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주요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도 과거와 같은 공격적인 행보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뚜렷한 분양 현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 플랜트 인력 손실 줄이고, 자산 인력은 늘렸다…미래 먹거리 인재 확보
주택 사업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플랜트 부문이다. 플랜트 부문 인력은 2023년 2588명에서 올해 2102명으로 전체적인 슬림화 기조에 따라 다소 감소했지만, 건축 부문과 비교하면 확고한 우위를 유지하며 회사의 새로운 무게 중심축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말 사업장 감소로 불황을 겪었음에도 플랜트사업본부 소속 직원 약 100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6개 조로 나누어 1개월씩 순환 유급 휴직을 실시했던 것을 감안할 때, 오히려 플랜트 부문에서는 인력을 축소하기보다는 휴직 등을 사용해서라도 보존하는데 방점을 둔 것이다.
이는 기술 집약적인 에너지 신사업의 특성상 고도의 전문 지식을 갖춘 엔지니어링 인력의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엔지니어링은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탄소 포집 및 활용, 저장(CCUS) 등 미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대형 화공 및 에너지 플랜트 수주 물량을 소화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해 플랜트 부문의 핵심 두뇌들을 전략적으로 보호하고 육성할 필요에 따라 인력 감축을 최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력 감축 기조에서도 도리어 인력이 증가한 부문도 있다. 자산관리 부문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원조직이다. 자산 부문 인력은 2023년 말 692명에서 2025년 상반기 798명, 최근 805명으로 꾸준한 팽창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지원조직 또한 1544명에서 1912명으로 몸집을 불렸다.
이는 비시공 분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근 정관을 변경해 기계설비성능점검업과 환경관리대행업을 새로운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다. 기존에 수행하던 자산관리 사업장을 기반으로 노후 수처리장 운영, 시설물 유지보수, 데이터센터 운영 등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현금 창출이 가능한 분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결국 변동성을 상쇄하고 안정적 수익 구조를 창출하려는 의도다.
◆ 세종고속도로 붕괴 이후 안전 경영 강화…민병원 CSO 사내이사 합류
현대엔지니어링의 인적 쇄신과 사업 개편은 비단 건설 경기에만 좌우되지 않는다. 지난해 2월 안성시 서운면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청룡천교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안전 경영 기조의 강화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민병원 상무를 최고안전책임자(CSO)로 선임한 데 이어, 최근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합류시키기도 했다. 주우정 대표이사, 박희동 재무책임자(CFO)와 함께 민 상무를 등기임원에 포함시킨 것은 현장의 안전 관리를 기업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이번 인력 재배치는 단순한 인원 감축을 넘어 엔지니어링 기술력 중심의 에너지 기업으로 연착륙하겠다는 명확한 시그널"이라며 "국내 부동산 리스크를 털어내고 수익성 높은 에너지 밸류체인으로 사업의 무게 중심을 완전히 옮기려는 전략이 인력 지표에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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