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속살] 전기차 판매 45% 급증했는데 예산 20% '싹둑'…냉탕·온탕 정책에 李대통령 공약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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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최영수 선임기자 이유나 기자 = 정부가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짜면서 뜬금없이 무공해차 보급 예산을 20%나 삭감했다.
지난해 전기차 화재사고 여파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예산이 34% 남았는데, 이를 기획재정부가 뒤늦게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극복되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정부가 현실을 모르고 냉탕·온탕식 뒷북 정책을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를 제시했다. 하반기에도 판매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자칫 보조금 예산이 바닥날 것으로 우려된다.
◆ 2차 추경서 무공해차 보급사업 예산 20.6% 삭감
23일 기획재정부와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2차 추경 예산안에서 무공해차(전기차·수소차) 보급사업 예산이 4672억5000만원 감액됐다. 이는 올해 본예산 대비 20.6%나 삭감된 것이다.
무공해차 충전인프라 구축사업도 630억원 줄었다. 지난해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무공해차 보급사업 예산이 34.3%나 불용된 것을 뒤늦게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무공해차 보급 예산은 전년대비 2.4% 줄어든 2조3193억원 책정됐지만 7932억원(34.4%)이 남았다. 2023년에도 6563억원이 불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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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해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도 수요가 저조하며 올해 2차 추경에서 예산이 삭감됐다. 지난해 무공해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 예산 불용액은 1392억으로 집계됐다. 무공해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무공해차 충전 인프라 설치를 원할 때 신청할 수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무공해차 보조금 집행 추이 등을 비교했을 때 예산 집행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무공해차 보급 여건이 좋아지긴 했지만, 불용액이 여전히 생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올해 전기차 판매 45% 급증…하반기 보조금 부족 우려
하지만, 올해는 '전기차 캐즘'이 극복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올해 들어 5월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판매량이 월간기준 사상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앞질렀다.
전기차 판매도 5월에만 2만대를 돌파하면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올 들어 5월까지 판매량이 전년대비 45%나 급증한 상황이다.
산업부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5년 5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국내 전기차 판매 대수는 7만1957대로 지난해 대비 44.7% 증가했다.
5월 전기차 판매 대수는 2만1445대로 전년동월 대비 60.3% 급증했고, 전월(4월) 대비 32.1%를 증가하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내수판매 비중도 15.1%를 차지하며 두 자릿수로 올라섰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20만대 안팎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자칫 무공해자 보조금 예산이 부족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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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도 역시 최근 수요가 줄었지만, 새 정부의 정책 기조하에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수소차의 올해 1월~5월 내수 수요는 전년보다 21% 줄어들었다. 다만 수소차 국내 판매량 규모(1031대)는 전기차의 1.4%에 불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전기차 보급 확대'를 제시했다. 때문에 무공해차 보급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 골자를 만들고 기후에너지부 초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 같은 점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전기차나 배터리나 히트펌프나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새로운 산업들을 키워서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녹색산업을 키워서 국내 일자리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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