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제, 30년 넘게 안 썼지만…위반 시 바로 처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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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석유 최고가격제는 1970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도입 근거가 마련됐지만,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한 번도 실제 발동된 적이 없다. 최고가격이 고시된 사례가 없어 이를 넘겨 판매해 처벌된 판례도 현재까지 존재하지 않지만, 일단 제도가 발동되면 위반 사업자를 제재할 수 있는 법적 틀은 이미 갖춰져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10일 법조계와 정부에 따르면 석유 가격 상한을 정하는 권한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23조에 규정돼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에 대해 최고가격을 정해 고시하면, 같은 법 제39조 제1항 제6호가 정한 '제23조에 따른 최고액 또는 최저액을 위반해 석유를 판매하는 행위'가 곧바로 법에서 정한 금지행위에 해당한다.
이 조항을 전제로 영업정지·등록취소·과징금 같은 행정제재와 2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까지 연결되는 구조가 법에 설계돼 있는 만큼, 정부 입장에선 법 개정 없이도 상당한 수준의 개입이 가능한 셈이다.
석유사업법 [그래픽=홍종현 뉴스핌 기자] 행정제재 측면에선 가짜석유·정량 미달 사건에서처럼 위반 사업자 등록을 취소하거나 일정 기간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고, 영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식도 활용돼 왔다.
주유소 정량 미달·품질 위반 사건에서 "영업정지 X개월, 과징금 XX만원" 식의 처분이 다수 내려진 전례를 고려하면, 최고가격제 위반에도 상한선을 넘겨 받은 초과분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매기고 과징금·부당이득 환수 장치를 통해 '폭리 환수'를 구현하는 방안, 위반 정도에 따라 사업자 상호를 공표해 시장에 경고 신호를 보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형사처벌 규정도 별도로 존재한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46조는 제39조 제1항 제2호부터 제4호까지, 제8호 또는 제10호에 따른 행위의 금지를 위반한 자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고가격이 고시된 뒤 상한을 넘겨 판매하면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39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금지행위에 해당하며, 정량 미달·가짜 석유 판매(제39조 제1항 제2·3호 위반)에 대해 법원이 실제 징역형·수천만 원대 벌금을 선고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상한선 위반이 반복돼 '폭리' 양상이 드러날 경우에도 이에 준하는 형사·행정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일 뿐, 정부가 실제 어떤 수위로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못 박은 것은 아니다. 초과 이익 전액 환수 여부, 영업정지 강도, 과징금 산정 기준 등 구체적 제재 설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정부는 국제 유가 흐름과 국내 정유·유통 구조, 소비자 부담 등을 종합 고려해 고시 내용과 시행령·고시 정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9회 국무회의에서 "최근 유류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화물운송, 택배, 배달, 하우스 농가 등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는 민생 현장의 이 같은 부담을 실질적으로 덜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신속하게 집행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전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산업부에서 석유사업법에 근거해 이번 주 내로 최고가격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고시 제정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법전에만 존재하던 최고가격제가 실제 시장 규제로 이어질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중동상황 관련 비상경제점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6.03.10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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