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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땡큐" 무색하게..."30조 손실" 으름장 삼성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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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재원과 배분 구조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노조가 총파업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노조는 최대 30조원 규모의 생산 차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빅테크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부상한 시점에서 이 같은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과 수주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04171712395580_w.jpg[AI 인포그래픽 = 김정인 기자]

◆"업계 최고 대우"에도 노조, "총파업 간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달 21일부터 예정된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연다.

노사 갈등의 핵심은 성과급 재원이다. 삼성전자는 앞선 집중교섭에서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연봉 50%)을 넘는 특별 포상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쟁사 수준을 넘어서는 지급 구조를 제시한 데다, 과거 유지해온 상한 기준에서도 한발 물러선 파격적인 제안이라는 평가였다.

여기에 더해 적자 사업부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에도 성과 개선 시 최대 75% 수준의 성과급을 보장하고, 무주택 직원 대상 저금리 대출과 출산 지원 확대 등 복지안도 함께 내놓으며 협상 폭을 넓혔다. 전사 사기 진작을 위해 DX부문과 일부 조직에는 자사주와 포인트 지급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별도 배분 구조 제도화를 요구하며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노조는 영업이익 15%를 재원으로 하되 이를 부문 70%, 사업부 30%로 나누는 방식의 고정 배분을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대 300조원으로 거론되는 점을 감안하면 재원 규모는 약 45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연구개발비 37조7000억원, 배당금 11조1000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형평성 논란에 '블랙리스트' 파문까지
이 같은 요구를 두고 업계에서는 형평성과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측 설명에 따르면 해당 방안을 적용할 경우 기존 제도에서 연봉의 47% 수준 성과급을 받던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의 지급률은 11%로 급감한다. 성과급 구조 개편이 아니라 사업부 간 이익 재분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 역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도체 산업은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상한은 이익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완충 장치로 작동해왔다. 이익을 고정 비율로 선배분할 경우 불황기에 대비한 투자 여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노조의 파업 방식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노조는 사업부별 쟁의 참여율을 공개하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조직에 대해서는 성과급 개선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사실상 참여를 압박하는 구조로, 내부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604171810464280.jpg[그래픽=김아랑 기자]

◆글로벌 빅테크가 인정한 공급망...신뢰 흔들리나
문제는 시점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글로벌 빅테크의 핵심 공급망으로 자리 잡으며 AI 메모리·반도체 경쟁의 분수령에 서 있다. 최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차세대 AI 칩 'AI5' 설계를 완료했다고 밝히며 "이 칩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삼성전자와 TSMC에 감사하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글로벌 핵심 고객이 삼성전자를 공급망 핵심 파트너로 인정한 상황이다.

주요 빅테크의 의존도가 높아지는 국면에서 생산 안정성과 대응 속도는 곧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그런데 노조는 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전 사업장 총파업을 예고하며, 하루 약 1조원, 총 20조~30조원 규모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합원의 80%가 집중된 반도체 부문이 참여할 경우 생산 라인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점에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고객사 신뢰와 공급망 안정성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국면에서 수십조원대 생산 공백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수주 경쟁과 기술 주도권 확보에서도 치명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이익을 나눌 시점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시기"라며 "성과급을 고정 배분하는 구조는 불황 대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고임금 구조 속에서의 파업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쉽지 않다"며 "결국 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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