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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외교장관회담 앞두고 '견제구' 날린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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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28일 조현 외교부 장관과 첫 통화에서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한국의 대중국 정책이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통화는 조현 장관이 취임 후 첫 일본·미국 방문을 앞둔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조 장관은 29일 일본을 방문해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상과 회담하고 곧바로 미국 워싱턴으로 이동해 31일(현지 시각)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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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신화사=뉴스핌 특약]

중국 외교부가 공개한 이날 조 장관과 왕 부장의 통화 내용에는 이번 주 최대 고비가 될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가 드러나 있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언급에는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동조하거나 중국을 겨냥한 한·미 동맹 재조정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왕 부장은 통화에서 "한국이 한·중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고 양국 고위급 교류를 긴밀히 하면서 미래를 향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 큰 발전을 얻도록 추진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 국가이자 협력 동반자로, 선린 우호의 견지는 양국 인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특히 한·중 양국이 진정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정책 안정성 유지'와 '독립 자주 견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시종 중한 협력 발전을 중시하고, 대(對)한국 정책은 연속·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의 대중국 정책이 마찬가지로 안정·지속가능·예측가능하게 이뤄져 동요를 피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어 "중·한 관계는 양국의 공동 이익에 기초해 있고, 어떤 제3국을 겨냥하지도 않으며, 어떤 제3국으로부터 제한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중국과 한국의 경제 연계는 밀접하고 산업·공급망이 고도로 융합돼 있다"면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수혜자로서 양국은 함께 디커플링에 반대해야 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함께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한국은 양국의 자유무역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한중 경제·무역 협력을 심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소개했다. 또 조 장관이 "중국과 소통·협조를 강화해 역사를 바로 보고 지역의 평화·안정을 함께 수호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것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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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주 외교부 제1차관은 지난 1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26차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2025.07.10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대하고 주한미군의 주 임무를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이동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대외전략이 중국 견제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책 변화다. 미국이 '한·미 동맹 현대화'라고 표현하는 동맹 재조정 작업은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무엇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를 정하는 것이 관건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통상·구매·투자 외에 안보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다루는 '패키지딜'을 추진하고 있다. 한·미 동맹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하고 이를 관세 협상에 반영하려는 의도다. 조 장관은 이번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이 같은 점을 부각시켜 관세 협상을 측면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왕 부장이 이날 통화에서 언급한 내용은 이번 한·미 관세 협상 결과와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 다뤄질 안보 협력에 대해 강력한 견제구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장관은 이날 통화에서 최근 한·중 관계 현안으로 부상한 중국의 서해 구조물 설치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국 외교부가 발표한 회담 결과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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