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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개편 후폭풍 '검은 금요일'…정부·여당도 예상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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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 여파로 코스피가 역행하면서 '검은 금요일'로 마감했다.

시장 반응에 놀란 여당은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정부안보다 상향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정부는 세제개편안 발표가 여당과의 사전 협의에 의해 진행되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하루 전(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년 세제개편안'은 법인세율을 전 구간에서 1%포인트(p)씩 올리고, 최고세율을 기존 24%에서 25%로 상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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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을 전제로 인하했던 증권거래세율도 인상된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현행 0%에서 0.05%로, 코스닥은 0.15%에서 0.20%로 올렸다.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인 '대주주' 범위도 강화됐다. 정부는 상장 주식 보유액 기준을 현행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조정한다.

이같은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직후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기업들은 미래 첨단기술 경쟁 속에서 적기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는데, 정부는 이를 외면한 채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에 족쇄를 채우려 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이번 세제 개편안은 이 대통령의 코스피 5000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코스피 3대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정부의 반기업 조세정책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번 세제 개편안 철회를 공식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시장 충격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는 법인세·증권거래세·주식양도세 인상을 담은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으로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26.03p(3.88%) 하락한 3119.41까지 밀려났다. 이는 미국발 상호관세 영향이 미쳤던 지난 4월 7일(-5.57%)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는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전날보다 14.4원 급등한 1401.4원까지 올랐다. 이 또한 지난 5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00원을 상회한 것이다.

코스피가 단숨에 3110대까지 밀려나고, 환율이 두 달 만에 장중 1400원을 터치하면서 여당은 대주주 요건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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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일 기획재정부 차관이 7월 2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 세제개편안 상세 브리핑'에서 주요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제공=기획재정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코스피 5000 특위와 조세 정상화 특위를 중심으로 10억원 대주주 기준의 상향 가능성 검토 등을 살피겠다"며 "당정 간 긴밀한 협의로 투자자 불신 해소에 주력하겠다"고 게시했다.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를 재검토 하겠다는 뜻이다.

코스피 5000 특위 소속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주주 양도세는 연말에 불필요한 시장 왜곡을 발생시킨다는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고, 주식 10억원(보유자)을 대주주라 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며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돈의 물꼬를 트겠다는 정부의 정책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재검토 가능성에 대해 "세법은 법률 개정이기 때문에 국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기재부는 정부안에 대해 설명을 드리는 거고, 법률 개정은 국회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국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공을 국회로 돌렸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섣부른 세제개편안이 증시 충격을 유발했다고 보고 있다.

이부형 현대연구원 이사는 "(정부가) 예고도 없이 법인세율 인상 등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니 오늘 주식시장이 바로 반응한 것 아니냐"며 "로드맵을 그리면서 추진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않았고, 결국 시장에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관세협상으로 기업 투자가 위축되는데 법인세 1%p 인상은 시기적절하지 않다. 기업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법인세를 인상한다고 세수가 더 많아지겠냐"며 "특히 거래세의 경우엔 시장이 용인하겠지만, 대주주 기준 강화는 그렇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목표로 했던 '코스피 5000'은 못 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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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세제 개편안의 실망감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3% 넘게 하락한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달러·원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6.03포인트(3.88%) 내린 3119.41에, 달러·원 환율은 17.00원 오른 1404.00원에, 코스닥 지수는 32.45포인트(4.03%) 내린 772.79에 장을 마감했다. 2025.08.0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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