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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로 보는 트럼프 200일] 관세, 무역지도를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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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오는 7일(현지시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200일을 맞는 날이다. 취임 전 예고했던 대로 200일 동안 세계 경제와 글로벌 교역은 휘몰아치는 관세 폭풍에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이제 겨우 문지방을 넘어섰을 뿐, 앞으로도 제법 긴 시간 글로벌 교역은 소용돌이 치는 물살에 몸을 맡겨야 한다.

트럼프 취임 200일 동안은 '관세의 나날'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지난 4월 5일부터 모든 교역 상대국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국가별 차등 상호관세는 두 차례 연기 끝에 오는 7일 0시 1분(한국시간 8일 오후 1시 1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취임 전 2.5%에 불과했던 미국의 평균 실효 관세율은 18.3%로 수직 상승하게 됐다.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7일부터 적용될 상호관세를 반영해 이러한 수치를 산출했는데, 이는 1934년 이후 9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렇게 자유무역의 상징이던 미국은 200일만에 보호무역주의의 선봉장으로 탈바꿈했다. 물론 트럼프는 이를 기울어진 운동장을 교정하는 작업이라 칭했지만, 세상은 아직 새로운 각도에 적응할 준비가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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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평균 유효 관세율 추이(1890~2025). 트럼프 상호관세 부과시 18.3%로 급등할 것이란 추산치 반영. [자료=예일대 예산연구소] [그래픽= 퍼플렉시티]

7일 발효될 상호관세뿐만 아니라 미국은 앞서 철강·알루미늄·구리에 50%, 자동차와 관련 부품에 25% 등 품목별 고율 관세도 부과했다. 반도체 관세는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된다. 의약품 관세는 최고 250%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고했다.

이러한 관세 폭풍이 경제에 상처 하나 남기지 않고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당사자인 미국 역시 '소비자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와 경기가 위축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여전하다.

예일대 연구소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미국의 물가가 단기적으로 1.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가구당 연간 실질 소득이 약 2,400달러(약 333만 원) 줄어드는 효과와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의류와 직물 분야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신발과 의류 가격은 단기적으로 각각 40%, 38% 상승하고, 장기적으로도 각각 19%, 17%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역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예일대 분석에 따르면 2025년과 2026년 GDP 성장률은 각각 0.5%포인트 낮아지고, 이후로도 매년 0.4%포인트씩 성장률이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등 동맹마저 "수십 년간 미국을 등쳐먹었다(ripped off)"며, 상호관세를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만능 키'로 치켜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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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월간 상품·서비스 무역적자 추이 및 무역적자의 3개월 이동평균 추이. [자료= 미 경제분석국(BEA) 홈페이지]

최근 미국의 무역수지는 외관상 개선됐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외국산 제품 구매를 앞당겼던(재고를 대량 비축했던) 미국 기업들이 이후 수입을 줄이면서 나타난 반동(되돌림 효과)에 가깝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602억 달러로 줄며, 2023년 9월 이후 약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인 5월(717억 달러)보다 115억 달러 가까이 감소한 수치이며, 시장 예상치(616억 달러)보다도 적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3.7% 줄어든 3375억 달러로, 2024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역시 0.5% 감소한 2773억 달러로, 2024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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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세계 교역량은 전월 대비 0.9%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료=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

트럼프의 일방주의 '관세'는 미국은 물론이고 글로벌 교역에도 타격을 가하는 중이다.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이 유럽연합(EU) 위임으로 발간하는 '세계무역모니터(World Trade Monitor·WTM)'에 따르면, 가장 최신 데이터인 올해 5월 세계 교역량은 전월 대비 0.9% 감소해 4월(-1.0%)에 이어 두 달 연속 위축 양상을 보였다.

WTM은 전 세계 무역의 약 99%를 추적하는 세계 주요 80여 개국의 무역 데이터를 분석한 지표다.

설사 트럼프식 '관세 드라이브'가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에 기여한다 해도 관세 인상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률 확대와 글로벌 교역 위축이라는 부작용은 수면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오는 7일 발효될 상호관세와 추가 품목별 관세는, 그 양상을 더 심화할 잠재력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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