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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아동의 꿈] ③ 올해 '디딤씨앗통장' 예산 20% 삭감…질적 투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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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보호대상아동 출신인 래퍼 알티오(본명 한재성)와 박정재 보건복지부 청년보좌역이 보호대상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했지만,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지원 예산이 줄어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원 제도 역시 선진국에 뒤쳐져 있다.  

전문가들 역시 보호대상아동 지원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을 경고했다. 아동의 수가 줄어드는 만큼 보호대상아동 지원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게 정부 생각인데, 전문가들은 반대로 아동의 수가 줄어든 만큼 남는 예산으로 과거에 하지 못했던 맞춤형 지원을 늘려 돌봄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한국은 사업 집행률에 따라 예산을 감액하는 구조인데, 때문에 과거 아동 지원체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버팀목 된 디딤씨앗통장 후원자, 1년 새 2.73%↓…2차 추경서 예산도 삭감

알티오와 박 청년보좌역은 시설에서 사회로 처음 나왔을 때 정부 지원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알티오는 디딤씨앗통장(아동발달지원계좌)으로 모은 돈으로 1년 치의 대학 등록금을 해결했다. 박 보좌역은 대학생 당시 월세 7만원을 디딤씨앗통장으로 모은 돈과 아르바이트비를 합쳐 다달이 내면서 생활을 유지했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디딤씨앗통장은 아동 또는 가구가 일정 금액을 납부할 때 월 10만원 내에서 정부가 적립 금액의 1:2로 매칭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0~17세인 보호대상아동, 기초생활수급, 차상위계층 아동이 대상이다. 예를 들어 개인이 월 5만원을 적립하면 정부가 월 10만원을 지원해 총 월 15만원씩 적립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보호대상아동과 기초수급아동을 합쳐 가입한 아동은 15만965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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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근 경제 침체 등으로 아동의 몫을 대신 내주는 후원이 줄고 있다. 디딤씨앗통장 후원 현황에 따르면 후원 기업과 개인 후원 수는 2023년 2만309곳에서 2024년 1만9702곳으로 2.99% 줄었다. 기업은 2023년 431곳에서 2024년 367건으로 14.8% 줄었고, 개인후원은 1만9878명에서 1만9335명으로 2.73% 감소했다.

아동의 몫을 내주는 후원금이 줄자 디딤씨앗통장을 위한 예산도 지난 6월 열린 2차 추가경정 예산 심의에서 삭감됐다. 디딤씨앗통장의 올해 예산은 1510억4100만원이 편성됐었으나, 집행 불용 예상을 이유로 299억9800만원(19.9%)이 감액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기침체 등으로 후원이 줄면서 보호대상아동의 월 본인부담액 납입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며 "디딤씨앗통장 후원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 집행 실적 따라 지원 투자 줄이면 안 돼…질적 투자로 아이들 미래 지켜야

전문가들은 한국의 아동 지원 체계를 지적했다. 아동 수가 감소하거나 실행률이 저조하다고 지원액을 줄이는 데, 이같은 방식을 계속하면 아동 복지의 질은 절대 나아질 수 없다고 경고했다. 복지위도 2차 추경 당시 디딤씨앗통장 예산을 감액하면서 단순히 집행 실적을 사유로 감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고 보고서에 명시했다.

아동이 많았던 과거의 아동 지원은 한정된 예산으로 최대한 많은 아이들에게 지원을 해주는 자체가 목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아동 수가 줄어든 만큼 예산을 깎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하지 못했던 맞춤형 지원을 통해 아동 지원의 질적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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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보호대상아동의 건강한 자립을 돕는 '꿈도깨비 어울림 캠프'를 진행했다. [사진=교보생명] 2024.12.20 [email protected]

김요셉 아동복지협회 회장은 "디딤씨앗통장은 후원금을 받지 못하면 정부 지원을 받을 기회조차 잃어버릴 가능성이 있다"며 "지방으로 갈수록 후원자와 매칭하기 어려운 구조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이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랄수록 디딤씨앗통장을 이용하지 못하고 자립이 더 어려워지는 상황에 처하는 구조가 되는 것"이라며 "단순히 예산을 삭감할 것이 아니라 예산을 활용해 이런 아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다른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줄어드는 아동은 희소성으로 더 가치가 발휘된다"며 "정부는 희소가치에 더 투자해 아이들이 꿈을 지키고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 제도를 더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선욱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아동은 줄었지만, 정서적으로 어려운 아이는 계속 많아지고 있다"며 "예산이 줄면 안 되는 상황인데, 숫자로 지원 예산을 삭감하는 형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과거에 지원해야 하는 아동이 많아 세심하게 닿지 않았던 지원을 이제는 세심하게 지원하는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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